망할 동전쌓기



내가 예전에 이렇게 말했었다
저 지랄을 왜 또 하겠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다면 그건 그 인간이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이유는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일단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이유는 첫번째 병신짓을 마친 이후
서랍에 고이 모셔둔 동전이 반년이 넘게 거의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걸 내가 봐버렸고
아이고~ 어머님 돈이란 쓰라고 있는 것이지 처박아두라고 있는것이 아니옵니다
덕분에 제가 다시 한번 이 짓을 하는군요

아 물론 그냥은 안했다
맨정신으론 못하지
술 한잔 했다

방에 들어오자
손이 동전을 꺼내더라
내 양손은 저주받았어!!!
알딸딸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일단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할겸
워밍업에 돌입



미묘하게 U자모양
적당히 보이는 메가스터디는 무시하자
근처에 잡히는 책이 저거였다

옆에서 보면 저렇다
역시나 부실공사이기 때문에 가벼운 1원 동전을 올렸다


1원이 아니었다면 저건 바로 박살이다
다른 동전을 올렸을 때 정말 박살이 났었다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저런 식으로 동전을 쌓은걸 보고 한번 해봤다
물론 연습이니까 적당히 허접하게 대충대충
아직 손이 녹쓸지 않았음을 깨닫고 곧 폭풍의 실전으로 넘어간다



일단 재료를 좀 더 모았다
보관된 동전중 500원의 경우 기숙사 세탁기에서 사용되므로
본인이 좀 가져갔던 상황
집안을 털어 몇개의 동전을 더 긁어모은다
대략 28000원 정도

예 그래요
죄송합니다 아버지
자식놈이라고 있는게 이러고 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쌓기 간편하면서도 일견 있어보이는 모습으로 결정




그래서 탄생한게 이녀석


너무 대충 쌓은듯 싶어서 상층은 비대칭으로 쌓았다


하단 인증을 위해 찍은 사진
당연히 하나에 올려놨다


상층부의 비대칭 구조
이거 하다가 한번 무너졌었다
서로 다른 두께의 동전이 섞이면 저런 식으로 축축 늘어진다



위에서 보면 나름 얼기설기 쌓았다
미묘하게 비틀어놨지
정면에서 보면 아마 모를테지만....

기본적으로 3,2,3,2 이런식으로 쌓았다
3방향 쌓기는 어렵고 높이가 낮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적절하게만 배치하면 간지뽐뿌가 발생한다


500원 3방향은 나름 쉬운편
100원은 꽤나 고생했고 10원부턴 포기했다
난 인간이니까
안되는건 안되는거고
못하는건 못하는거다


완성 후 사진 찍고
바로 발파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다시 전자사전군을 징집했다
그러나 미스를 연발
떨어지는 동전에 전자사전까지 박살나기 전에
철회

다시 궁리하다가....



촛대처럼 한번 쌓아봤다
쉬워보이지만 밸런스를 맞춰서 쌓지 않으면 한쪽으로 쏠려 그냥 끝장이다
또 양쪽 밸런스만 생각하고 중간을 안쌓으면 양쪽으로 붕괴한다
한번도 붕괴한적은 없지만
쓰러지려는 것을 손으로 받치는등 이래저래 고생하면서 만들어 낸 녀석



사진 각도만 보면 그냥 바닥에 쌓은것처럼 보인다
여하간 이렇게 쌓아놓고보니
양끝으로 쏠려서 불안불안한 뿐더러 간지도 뭐도 없다
그래서 뚜껑을 달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우측의 10원
이건 젠장할 신이 나에게 준 시련이다


10원이 무너지면 무게 차로 인해 시소처럼 50원 부분이 내려앉는다
어찌어찌 가까스로 왼손으로 잡았다
이제 남은것은 오른손
별 수 있나 한손으로 10원을 쌓았다
왼손은? 어디까지나 거들 뿐...


끔찍한게

이 짓을 6번 반복했다

6번 무려 6번!!!!!


물론 저번엔 12번이나 말아먹은적도 있지
근데 그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진전이 있었던거고


이건 그냥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이유로 무너지는거다
젠장할!!!!

폭발하고 나서 7번의 시도만에
여하튼 뚜껑도 완성
이리 해놓고 나니 꽤나 튼튼해졌다

뚜껑도 달았겠다
나름 튼튼하겠다
아직 동전도 조금 남았겠다
별 의미없는 마감질을 했다






이렇게 끝이 난 본인의 두번째 동전뻘짓
아무래도 저번보다 여러면에서 포쓰가 부족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모양이 떠오르지가 않는다는 점이 난항


혹여 이 병신짓 하는것이 계속 보고 싶다 하시는 분
쓸만하고 획기적이고 예술적이고 인간이 할 만한 걸로 괜찮겠다 싶은게 있음
좀 찔러주십쇼
시간이 있고 재료가 있다면
아마도 전 어느틈엔가 쌓고 있을겁니다

by 조류인간 | 2009/04/26 00:53 | 근성극장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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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불이 at 2009/04/26 01:09
한동안 이걸 안했다길래 설마했는데, 포스가 부족하다길래 설마했는데
오히려 초장부터 포스가 배로 업해서 경악. 그야말로 간지뽐뿌.
자네는 이쪽 카테고리를 새로 만드는 걸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0:16
카테고리를 만들라 함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이 짓을 하란 소리인가....
Commented by Kirisame☆Luminus at 2009/04/26 02:01
.....술뚜껑 같은거도 추가해서 오브제를 만드는거다...

-루미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0:16
보통 동전이 30~50개 정도가 필요한데
그럼 술을 30~50병...;;;;;
Commented by 절취선 at 2009/04/26 11:54
괜찮아 술뚜껑 5일이면 만든다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4:35
뭘 어떻게 하면 하루에 10병씩 마시냐....
Commented by 절취선 at 2009/04/26 03:21
나도 저런거 심심했을때 해봤다.
동기인 4살위 형이 "취선이는 혼자도 잘노네?"막 이러시고ㅋㅋㅋ
하다보니까 알게됬는데 저건 동전쌓기가 아니라 동전끼우기에 가깝더라
Commented by 절취선 at 2009/04/26 03:21
아 그리고 나중에 동전으로 레이무나 만들어줄래?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0:19
난 인간이 할 수 있는걸 추천해 달라고 했잖여
Commented by 토나이투 at 2009/04/26 10:30
주제넘게 쓴 덧글에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ㅜㅜ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0:48
앗.... 그렇다고 지워버리실것 까지야
그리고 한심하다고 표현한건 본인에게 한 말이었는데요;;;;
Commented by Pessimism at 2009/04/26 11:55
허헛! 짱짱!!
Commented by 세실 at 2009/04/26 14:05
....우와..... 왠지 병신 같지만 멋있어......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소지 at 2009/04/26 15:01
에펠탑은 어떻습니까 에펠탑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18:10
에펠탑....이라.... 한번 도전해봄직은 하군요
아무래도 힘들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소지 at 2009/04/26 18:23
..뭐..도전은 아름답습니다(?)
전 에펠탑 이쑤시게로 만들려고 했었습니다(망했지만)
Commented by 치우 at 2009/04/26 23:47
괜찮아 다 잘될꺼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Commented by 조류인간 at 2009/04/26 23:49
너한테 들어도 별로 기쁘지 않다
니 미래나 걱정해
Commented by 치우 at 2009/04/27 14:44
헐 이노래 모르냐 노래가사였는데
근데 나의 미래가 걱정되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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